2023. 1. 29. 19:29ㆍ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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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YCC(Yield Curve Control) 상단을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YCC 상단을 0.5%로 유지하겠다는 이야기는 BOJ(Bank Of Japan)가 계속해서 일본 10년물 국채를 사들여서 국채 금리를 0.5% 선으로 유지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이미 너무 많은 양의 부채를 갖고 있는 중앙은행이기에, 계속해서 0.5%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고, 이에 따라 0.75%나 1.0% 로 올릴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에는 이 결정이 다소 의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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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는 Fed와의 기준금리 차가 5% 가까이 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도 10년물 국채 금리를 0.5%로 유지하기 위해 대량으로 돈을 찍어내서 살포하고 있다. 미국이 쉽사리 피봇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 압력은 점점 거세지다 보니, 이를 유지하기 위해 살포해야 하는 돈이 엄청나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어떻게든 YCC를 통해 막아두고는 있는데, 다른 국채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보니 7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게 튀어 올라가는 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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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계속해서 0.5% 상단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찍어내는 방식을 택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높아질 뿐더러 중앙은행 자체가 국채시장의 대형고래로 들어와 가격 통제권을 다 가져가게 되면서 자본시장의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구로다 총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먼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유가가 현저히 내려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다. 그리고 자본 시장 마비에 대해서는 이제는 중앙은행이 계속 국채를 사진 않을 것이며, 시장 참여자들이 국채를 사게 할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시장 참여자"들은 개인투자자가 아닌 일본 시중 은행을 의미하며, 이를 위한 대책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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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담보자금공급 오퍼레이션이란, 국채와 회사채를 담보로 은행에 n년간 자금을 대출하는 행위이다. 즉, 중앙은행이 돈을 찍을 때, 국채를 담보로 돈을 찍는다는 이야기이다. 기존에 BOJ는 시중은행에 2년짜리 대출을 금리 0%로 해주고 있었는데, 만약 일본 2년국채 금리가 0.1%라면 이 오퍼레이션 하에서 시중은행은 0%로 대출받아 0.1%의 2년물 국채를 사서 이 금리차를 먹으면 된다. 이게 뭔가 싶겠지만, 일본 은행 입장에서는 이 정책을 통해 2년물 국채의 금리를 시중 은행의 손에 맡길 수 있게 된다. 2년물 국채의 금리가 0% 이상이 되는 순간에는 BOJ로부터 대출받아 국채를 사면 되는 것이고, 0%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에는 국채를 팔면 되는 것이다. 즉, BOJ가 직접 국채를 매수하거나 매도하지 않고 시장 참여자인 시중 은행의 손에 이를 맡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BOJ는 이 오퍼레이션을 기존 2년물에서 5년물, 10년물에까지 늘리는 정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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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C에 이어 공통자본대출공급 오퍼레이션까지 발표해가면서 일본은 가까스로 현상 유지에 성공한 모습이지만, 엄연히 중앙은행에서 시장에 개입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차가 좁혀질 때까지 버티거나, 아니면 또 다른 묘수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끌어줄 무언가가 필요한 것인데, 어쨌거나 이 오퍼레이션은 일본에게 조금의 시간은 벌어준 것으로 보인다.
Reference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51616
https://www.facebook.com/ohrang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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