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통해 이득을 보는 자는 누구인가

2023. 2. 11. 18:45Economics

 

미국의 지원은 언제나 그 이상의 대가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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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3~4일 내로 끝날 것으로 생각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두 국가의 경제 규모나 군사력 규모로 보았을 때, 러시아가 모든 면에서 우세한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의 상황은 결코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지금은 이 상황을 통해 이득을 보는 쪽에서 전쟁을 의도적으로 질질 끌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물론 이 느낌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이번 에세이에서 이 느낌에 대한 나름의 근거들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나토는 지속적으로 동진하며 러시아를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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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여겨지는 이번 전쟁의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이다. 나토라는 조약기구 자체가 서유럽에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결성된 "군사조직"이며, 결성 이래로 지금까지 나토는 여러 서유럽 / 동유럽 국가들을 모으며 지속적으로 동진해 왔다. 강한 패권을 가지고 천하를 양분했던 소련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러시아에게 나토의 동진은 실존적인 위협(Existential Threat)이 되며, 이에 대해 러시아는 지속적으로 Red Line을 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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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많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3~4일 내로 함락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예상외로 강하게 항전하면서 전쟁은 장기전의 양상을 띄게 되었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분 하에 나토 국가를 비롯한 서방 세력의 결속력은 되려 공고해졌다. 나토 가입을 망설이던 중립국 스웨덴과 핀란드마저 나토 가입을 신청하게 되었고, 독일과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재무장을 선언하였으며, 미국은 현재까지 50억 달러(60조 원)가 넘는 지원을 하며 전쟁을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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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서방 세력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크며, 러시아가 항복을 하게 된다면 패전국이 됨에 따라 승전국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우 현재 군수 물품조차 제대로 지원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 상황이며 120조가 넘는 전쟁 배상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경우에 이 전쟁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한 미국은 러시아의 "토지"를 배상금으로 요구할 수 있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매우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동토층으로 여겨졌던 시베리아 평원이 녹고 있다는 것과, 러시아의 에너지 생산의 많은 부분이 이 부근에서 나온다는 것, 그리고 세계 인구가 100억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에서 향후 세계 경제의 패권이 식량과 에너지를 확보하는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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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을 통해 러시아는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잃었다. 그리고 서방 세력은 의도적으로 전쟁을 길게 끌면서 러시아가 탈진할 때까지 힘을 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중국이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겠지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명분 하에 독일과 일본을 재무장시킨 상황에서 중국이 함부로 이 상황에 개입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달러 패권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지원을 하며 이 전쟁을 결국 승리로 이끌 것이며,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라는 훌륭한 명분도 지키고, 막대한 전쟁 배상금도 얻으며, 군수물자 수출을 통해 무역적자도 줄이고, 향후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도 탄탄하게 다져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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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철저하게 미국의 계획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이번 전쟁을 통해 가장 이득을 보는 곳은 미국인 것 같다. 미국은 절대로 무언가를 공짜로 주는 법이 없으며, 지금 미국이 "지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세계 패권 유지를 위한 "투자"일 뿐이다. 전운은 감돌았으나 전쟁을 치를 마땅한 돈이 없었던 서유럽에게 막대한 돈을 빌려주고 이득을 챙기며 세계의 패권을 가져왔던 1차 세계대전 때의 사례를 미국은 한번 더 시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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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러쉬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이들은 금을 캐러 달려간 사람들이 아니라 금광 옆에서 청바지와 핫도그를 판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은 "저기에 금광이 있다"라고 부추길 만한 충분한 힘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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