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8. 7. 08:46ㆍ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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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FOMC가 끝난 이후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도감을 느끼며 상승장에 돌입했다. S&P는 7월 이후 4000선을 회복했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들의 랠리가 돋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 압력이 높고 금리가 계속 인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보이는 시장의 상승이기 때문에 이것이 무엇에 기인한 상승일 것인지는 조금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시장의 상승은 이번달 "75p 기준 금리 인상"이라는 소식 그 자체보다는 연준에서도 가장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총재가 "내년에는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라고 발언한 것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지금의 금리 상승"보다 "내년에 내릴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상승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92불 선으로 떨어졌고(이는 러-우 전쟁 이전의 수치를 의미한다) 탄탄한 고용 지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성장이 훼손되지 않았으며, 주로 유가와 곡물 가격에서 기인한 인플레이션이 고점(Peak)을 찍은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에서 2분기 연속 GDP의 마이너스 성장률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 조짐이 보여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보인다면, 현재의 시장은 바닥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더해 Buy the Deep의 심리가 더해지며 현재의 랠리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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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의 "희망사항" 이 반영된 랠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불라드 총재의 "기준 금리를 내년에 내릴 수도 있다"라는 의견은 올해 말까지 기준 금리를 3.75 ~ 4%까지 인상했을 때를 의미하며, 인플레 예봉을 확실하게 제압한 뒤에 내리겠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따라서 불라드의 의견을 그대로 반영해서 내년에 금리 인하를 고려해보려면 앞으로 남은 9, 11, 12월 3번의 FOMC 회의에서 시장의 기대치보다 50bp 가량 높은 인상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현재 시장의 연말 희망 기준 금리는 3.25 ~ 3.5% 선이다) 이러한 연준의 입장은 연준 내의 온순한 비둘기파로 꼽히는 에번스 총재의 금리 인상에 대한 발언을 통해서 조금 더 확실해지는데, "연말까지 3.25 ~ 3.5% 선의 금리수준을 지지하지만 내년에는 4%정도까지는 계속해서 인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연준의 입장이 비둘기파 / 매파와 상관없이 인플레이션 예봉을 꺾는 것에 최우선순위를 두며, 금리를 다소 천천히 올릴 경우에는 내년에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되고, 금리를 다소 급하게 올릴 경우에는 내년 초에는 금리 인하를 할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에서의 금리인상"을 "올해까지만" 한다는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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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의 전반적인 상황은 시장의 기대보다는 연준의 생각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듯 하다. 미국 고용 지표는 예상치보다 높게 나와 고용이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미국 고용 비용 지수(ECI), 즉 임금 상승세도 예상보다 높게 나와 인플레이션이 유가가 하락하는 것만큼 쉽사리 꺾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임금 상승은 진성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미 상승해버린 임금을 꺾어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연준은 임금의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근본적으로 금리 상승기에서 고용이 증가함과 동시에 고용 비용(임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소비 심리가 아직은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이도 소비할 수 있는 여력(대출이든, 올라버린 자산이든)이 아직은 남아 있음을 의미하고,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일자리를 늘리지만, 아직은 소비 여력이 있는 만큼, 굳이 일자리로 나가려고 하지는 않아서 고용 비용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일자리에 나가지 않고 소비하는 상황"이 인플레를 생각보다 오래 지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소비 심리를 완전히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의 랠리를 맘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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