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 09:05ㆍEconomics
1.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로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지난 새벽 뉴욕 증시에서 장단기 금리가 잠시나마 역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은 역사적인 이유들로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생기는 것 같다. 이처럼 장기 금리보다 단기 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생기게 되면 단기로 돈을 빌려 장기로 돈을 대출해주는 은행(여기서는 지방 은행을 의미한다)의 수익모델에서 역마진이 발생하게 되며, 따라서 은행은 대출 규모를 줄이게 된다. 대출 규모의 축소는 결국 투자 규모의 축소와 직결되며, 기업과 기관의 투자 규모의 축소는 곧 경기 침체와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기서의 장단기 금리차는 미국 10년 물 국채와 2년 물 국채의 금리 차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 차이가 지금 당장 정확하게 은행의 마진을 계산하는데 들어맞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경제 관련 현상들이 그렇듯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의 원인이 된다는 것보다는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미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2.
그렇다면 장기 금리는 왜 낮아지고, 단기 금리는 왜 높아지는가?
단기 금리는 연준(Fed)의 기준 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5년물보다는 2년 물이, 2년 물보다는 3개월 물이 기준 금리에 보다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며, 기준 금리(연방기금금리, Federal Fund Rate)는 은행 간 거래에서 사용되는 초단기 금리, 즉 1일 콜금리를 의미하며, 미국은 채권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으므로 단기 금리, 그리고 장기 금리가 이 기준금리에 맞춰서 잘 연동된다. 장기 금리도 기준 금리에 영향을 받지만, 워낙에 만기 기간이 길기(10년 이상)때문에 기준 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민첩하게 움직이는 느낌보다는 미국의 장기적인 경기 전망치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미국의 경기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으면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가 과열 상태를 보이면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뢰를 전제로 한다. 즉, 미국의 장기적인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연준이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여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보이면, 단기 채권의 수익률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미 만기 수익률이 정해진 장기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하게 되며, 이는 장기 채권의 수요의 증가는 장기 채권의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다.
3.
위와 같은 내용으로 보았을 때, 현 장단기 금리차에 대한 해석을 다음과 같이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팬데믹으로 인해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경기과잉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이에 따라 단기 금리는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성장성이 제한된다면 장기채권의 수요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장기 금리는 내려가게 될 것이다. 이는 장단기 금리의 역전을 심화한다". 물론 앞으로 성장성과 금리 기조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4.
연준은 금리 인상과 시장 안정, 그리고 성장이라는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가? 점도표를 통해 본 연준의 스탠스는 올해 안까지 2.5~2.75%의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70%에 달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 경우 적게는 2번, 많게는 3번까지 FOMC에서 한 번에 0.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Big Shot' 카드를 사용하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단기 금리의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연준에게는 "양적 긴축"이라는 카드가 있고, 이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보인다. 양적 긴축을 통해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장기 채권을 시장에 풀기 시작한다면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도 장기 채권의 수요와 공급을 일정 수준 충족시켜 장기 금리의 급격한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정말이지 연준은 극강의 밸런스 게임을 해야만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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