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부활]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세계질서

2022. 4. 2. 11:26Economics

Paul Volcker 전 연준 의장의 "CHANGING FORTUNES"를 리뷰한 글입니다.

 

 

 

1944~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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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종전 무렵. 전쟁의 시대에서 평화의 시대로서의 이행기 동안에 "새로운 경제 체제"에 대한 여러 경제적 합의들이 있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브레튼 우즈(Bretton Woods)가 탄생했다. 근본적으로 이 시스템은 "시장 중심 자유경제 시스템"이라는 이상에 기반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련과 중국은 배제되었고,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에 의해 구성되었다. 각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여러 국가들을 한데 모아 글로벌 경제를 자유경제 시스템으로 묶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고 전쟁으로 피해가 아닌 수혜를 받은 미국만이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새로운 경제 체제는 리더십을 행사할 역량과 의지를 갖춘 미국이라고 하는 대국의 정책에 의해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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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제통화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막바지 협상은 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1944년에 진행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이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였고, 이로 인해 국제 통화 시스템을 완전히 재구성하는 게 가능했다. 새롭게 구성될 시스템은 "국제적으로 감시 및 안내를 받는 고정환율제"에 기반해야만 했는데, 이는 1920 ~1930년대 발생한 대공황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변동환율제"가 갖는 위협에 기인했다. 1930년대에 횡행했던 변동환율제는 '근린 궁핍화(beggar-thy-neighbor)'라고도 불리는 환율 조작을 가능하게 했는데, 이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최대한 절하함으로써 자국 수출품이 더 싸게 팔리고, 외국 제품의 수입 가격은 비싸지도록 한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은 자국 내 생산이 증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와 경제성장에 일부분 이바지하기도 하지만, 이는 "다른 국가들에게 해악을 끼치는 일"이며, 환율조작에 참여하는 나라들이 많을수록 "모든 나라"가 피해를 받게 된다. 즉 고정환율제에 대한 요구는 "이웃나라의 희생을 대가로 자국의 수출 성장을 지원하려는" 바로 이 위험성으로부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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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논의가 오가는 시점에 IMF와 세계은행이 창설되었고, 미국이 2~3년간 미국 GDP의 2%를 유럽의 기초산업과 교통인프라를 재건해서 교역과 경제협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마셜플랜을 시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경제는 빠르게 안정을 잡아갔으며 브레튼 우즈 시스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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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스템에서 각 회원국은 각자 통화의 균형 가치를 금 또는 금과 태환 가능한 통화(달러)를 단위로 표시한다. 즉 '고정 환율'을 명시하는 것이다. 미국은 1945년말 기준으로 전 세계가 보유한 공적 금 9억 6500만 온스 중, 5억 7400만 온스를 가진 자국 통화를 금으로 교환해줄 의사를 지닌 유일한 국가였고, 달러로는 '이자'를 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의 준비금 중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보유하게 되었다. 즉 "기축 통화"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들이 달러를 더 축적하려 하는 한, 미국은 자신의 보유 금의 유출이 없이도 국제수지 적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는 달러와 금 사이의 기본적인 등식이 의심을 받거나 이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의문시된다면 생존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즉 브레튼 우즈 시스템은 태생 그 자체부터 불안정성과 모순을 안고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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