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장단기 금리차 축소와 엔화 약세

2022. 3. 27. 07:40Economics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이 담긴 에세이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 / 매도 권유 관련 의도가 없습니다

 

https://fred.stlouisfed.org/series/T10Y2Y

 

 

1.

일본은 2016년 9월부터 YCC(Yield Curve Control)을 시행해오고 있다. YCC란 중앙은행(이경우 Bank of Japan, BOJ)이 금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국채를 매입 / 매수 함으로써 국채 금리가 기준으로 잡은 금리의 상한선을 넘지 못하게 조절하는 것인데, 일본은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국채 금리가 0.25%의 상한선을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

 

 

 

2.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엔화가 초강세를 보인 뒤에 아베노믹스가 등장했고, 2013년부터 9년 동안 무제한 양적 완화를 실시했다.(앞서 이야기한 YCC의 맥락과도 어느 부분 상통한다.) 지금은 효과가 다소 미미하지만, 엔화 약세는 일본의 고질적인 질병인 '만성적 디플레이션'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달러대비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는 수출 기업이 동일한 수출품을 팔아 얻은 달러가 더 많은 엔화를 가져오며, 이는 기업의 영업마진 상승으로 이어저 기업의 주가를 밀어 올리는 효과를 갖는다. 수출기업의 주가가 올라가게 되면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자금이 들어오며, 이는 고용창출, 물가상승 등의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므로 일본은 계속해서 이런 기조를 고수해왔다. 

 

 

 

3.

FOMC회의에서 미 연준이 3월 0.25%의 금리 인상을 선언하면서 2018년부터 이어져왔던 양적완화의 시대가 종료되었다. 이후 남은 6차례의 FOMC(5, 6, 7, 9, 10, 12월)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연내 2 ~ 2.25%, 2023년까지 2.75% 정도의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올해 한두 번은 0.5%를 인상하는 'Big Shot'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단기, 장기 국채금리 모두 상승하면서 현재 2년 국채금리가 2.16%, 10년 국채 금리가 2.38%에 도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단기 금리가 더 빠르게 올라가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계속해서 축소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된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갖지만 이를 '해석'하려는 입장보다 이에 '영향'을 받는 주체를 위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차 축소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현대 화폐이론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지방은행은 일반적으로 '단기'로 돈을 빌려(예금, 적금) '장기'로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며 그 사이에서 오는 금리차를 통한 이익을 주 수익 모델로 삼는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가 클수록 이익 마진이 커지게 된다.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되면 지방은행의 이익모델이 훼손되며 이 경우 시중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게 되며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도 높아지게 된다.

 

 

4.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이 최대 목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미국의 장기 국채의 주된 수요자에서 아웃되었으며, 미중 금융이슈로 인해 장기 국채의 큰 수요자인 중국마저 이탈하게 된다면 미국 국채의 수요가 크게 줄게 되며, 이는 장기 금리의 큰 상승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국채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므로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한다.) 앞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필요 이상으로 벌어지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미국의 장기 국채는 '안정적인 자산'의 대명사로 기축통화국으로의 '신뢰'를 상징하는 화폐와도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지금처럼 단기 금리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훨씬 더 그렇다. 

 

엔화 약세와 YCC로 0.25%인 일본 국채의 금리가 유지된다고 했을 때, 지금처럼 미국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그림을 보여준다면 수익률의 관점에서 일본 국채의 수요가 미국 장기 국채로 넘어오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미국 국채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불안정한 수요를 보여주는 지금 시점에서 굉장히 주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5.

기본적으로 올해 연준의 stance는 "민첩함(Nimble)"이다. 단기 금리를 밀어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 금리가 너무 낮아져도 안되고, 너무 높아져도 안된다. 또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리면 시장이 충격을 받고, 너무 느리게 올리면 인플레이션을 제때 못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연준이 "금리 인상"과 "Big Shot", 그리고 "양적 긴축(QT)"와 같은 카드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그때 시장의 반응과 국제 정세를 살피면서 대응할 것임을 암시했다고도 할 수 있다. (거시 경제는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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