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9. 18:01ㆍ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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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연준의 정책을 엿볼 수 있는 키워드는 "기대보다 강한 긴축"인듯하다. 긴축적인 정책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를 한번 찔러본 뒤에, "이 정도면 버티겠다"라는 판단이 서면 조금 강하게 압박하고,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다."라는 판단이 서면 강도를 조금 낮추는 식이다. 이번 3월달 금리 인상도 그랬던 것 같다. 실제로 3월 금리 인상을 하기 전까지 0.25% 올릴 것인가 0.5% 올릴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0.25% 인상으로 결정한 것은 아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미국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서였던 것 같다. 계속해서 "긴축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시장이 버틸 수 있을까?"를 떠보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연준이 이번 꽤나 괜찮게 나온 3월 고용지표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고, 5월에 0.5% 빅샷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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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완화의 시대가 끝나고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아직 0.25% 정도일 뿐이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8%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해서 조금 더 과격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여러 연준 인사들의 주장은 어떤 측면에서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다만 급진적인 금리 인상을 할 때 "시장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 그리고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 깊어지지 않기 위해 추가적으로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질 수 밖에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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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에 이미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한 차례 역전된 바가 있으며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 두 금리차는 0.2퍼센트 포인트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은 단기 금리를 빠르게 끌어올려 장단기 금리차를 역전시키고, 심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양적 긴축과 같은 카드를 조기에(5월에)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얼마나" 긴축할 것인지를 중점에 두고 지켜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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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장바구니를 구성하는 식품들의 가격들이 올라가고 있는 듯하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석유 가격은 농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대규모로 밀, 보리 등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농사를 "기계"로 짓기 때문에 유가가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이 역시 농산물 가격의 상승, 즉 "Agflation"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소, 돼지 등의 가축을 사육하는데 필요한 어마어마한 양의 비료는 이 "농산물"로 만들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고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를 수송하기 위한 석유로 움직이는 "항공편", "선박"의 비용도 올라가기 때문에 석유 가격이 적절한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을 큰 폭으로 떨어뜨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가와, 공급 적체가 만들어낸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를 잡기 위한 연준의 양적 긴축과 금리 인상의 눈치싸움이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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