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lar in Danger

2023. 4. 25. 08:40Economics

 

 

 

.

국제 질서에서 미국의 패권은 군사력과 달러에서 나온다. 이중에서도 지금의 달러 패권은 1971년 고정환율제 붕괴 이후  "페트로 달러", 즉 달러로만 석유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근 몇 년 동안의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면, 이 달러 패권이 적잖은 위협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러시아는 2012년에 보유했던 1500억 달러의 채권을 2018년에 이미 모두 털어버렸다. 미국 국채를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1위는 일본이다)은 2013년 1조 3천억 달러에서 2022년 7월 9808억 달러로 줄였고, 사우디는 2020년 2월 1850억 달러에서 2022년 1월 1190억 달러로 계속해서 미 국채 보유 수량을 줄이고 있다. 와중 중 - 러 위안화 결제율은 2021년 1월 22억 위안에서 SWIFT 제재 이후 90배 이상 증가한 2010억 위안으로 늘고 있으며, 중국은 브라질 등 타 국가와의 무역에도 달러를 배제하고 자국 통화로 결제하려는 움직임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

중국과 러시아는 꽤나 이전부터 탈달러를 위한 시도를 여러 차례 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이 놀라운 결정은 아니지만, 사우디의 탈 달러 움직임은 현재의 페트로 달러 체제를 유지하려 하는 미국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은 전형적인 무역적자국으로(금본위제 시대가 막을 내린 것도 성장을 위한 무역적자구조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달러를 계속해서 유출하는 구조로 되어 있지만 석유거래를 달러로만 결제하게 함으로써 미국의 국제수지를 개선하고 달러의 가치를 지탱하는 구조를 만들었던 것인데, 사우디의 이러한 탈달러 움직임은 이 구조에 위협을 가하는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

탈달러 움직임은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기점으로 시작해 이번 러-우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SWIFT 제재로 가속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달러 보유 국가는 효과적인 재투자의 수단으로 보유 달러를 다시 미국의 장기 국채를 구입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달러를 묶어두고 주지 않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국은 암암리에 달러 보유량을 줄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브라질 / 아르헨티나에서 공동 통화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한다.

 

.

현실적으로 당장 달러에 대해 이러한 위협을 느끼더라도 중국과 같이 거대한 무역 흑자를 통해 달러를 벌어들이는 국가들이 달러를 담아둘 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것은 여전해 보인다. 꼬박꼬박 5%이상의 금리를 주는 안정적인 미국 장기 국채보다 좋은 수단을 찾기는 당장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유지되고, 미국 장기 국채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더 명확해 진다면 지금과 같이 달러 흑자국들의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들어와서 무역적자를 메워주고, 국제 무역의 60%이상이 달러로 거래되는 이러한 구조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이미 페트로 달러를 버리고 넥스트 페트로를 찾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최근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토양"과 "에너지"인데, Next Petro를 이 토양과 에너지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여기서의 토양은 우주를 포함한다). 이미 자국에서 셰일가스를 충분히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페트로 달러를 유지하기 위해 더 노력을 쏟을 것인지, 새로운 달러 패권을 위한 다른 버팀목을 찾을 것인지를 충분히 저울질하고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된다면 달러 패권은 점점 침식되어갈 것 같아 보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