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부활] 인플레이션과 싸우다

2022. 4. 14. 08:39Economics

Paul Volcker 전 연준 의장의 "CHANGING FORTUNES"를 리뷰한 글입니다.

 

 

 

 

연준의 확신을 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지미 카터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글의 저자인 폴 볼커가 연준 의장으로 임명되었고, 당시 미국 경제는 베트남 전쟁 이후부터 막대한 재정적자와 함께 뛰어오른 인플레이션이 전례 없이 "국민의식"속에 침투해있는 상황이었다. 경제에 관한 사실상 모든 정책이 까다로운 이유는 시장의 "심리"가 경제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자리를 잡고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심리"가 생겼고, 그 당시 소장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물건들이 중요한 투자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이를 잡기 위해서는 통화를 긴축하는지의 여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시장에 "통화긴축이 유지될 것"이라는 확신을 강하게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 즉 금리변경 그 자체보다 "시장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했던 것이다. 실제로 연준이 그전까지 인플레이션 타파에 수년간 실패하거나 성급하게 물러서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준 이후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에 대해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연준이 늘 인플레이션 변동에 "뒷북이나 치는" 모습으로 비쳤던 것이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을 통해 통화를 긴축하고 이를 강하게 밀고 나갈 것임을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인데, 정치적 이슈와 결합된 통화정책은 생각보다 복잡한 측면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금리는 내릴 때보다 올릴 때 수반되는 위험이 항상 더 크며, 이는 자칫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특히" 정치적 측면에서 그 누구도 경기침체 위험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연준은 거의 필연적으로 "반응을 살펴보려는 소폭의 인상", 즉 Baby Step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며 지금까지 연준은 이런 태도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볼커는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가속도를 내는 상황에서는 신중한 탐색이 "무능력"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과감하게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21%가 넘는 수준까지 금리를 끌어올렸다. 이 선택은 궁극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이기고 경기 침체도 막는 성공적인 선택이었지만, 실제로 "결과"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중 하나는 단기 금리가 예상대로 오르자 장기 금리가 함께 뛰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이 연준의 기대처럼 과감한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하락을 예상했다면 장기금리는 하락했어야 할 것이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시장도 인플레이션 하락에 베팅하기 시작했고 장기 금리도 함께 내려왔다.) 결국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연준의 확신을 어떻게 시장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이며, 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이상적인 상황에서의 숫자놀이에 치중한다면 정책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기가 매우 어려운 것 같다.

 

 

미세 조정될 수 없는 선택

인플레이션을 잡고 나서 과거를 돌아보며 사후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를테면 1982년에 "통화정책을 너무 늦게 완화한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요지는 통화정책을 조금 더 빠르게 완화했더라면 경기침체를 몇 달 앞서서 끝낼 수 있었다는 것인데, 이는 위에서 이야기한 통화정책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의 "심리적인 특징"을 간과한 것이다. 

 

오히려 당시에 연준이 긴축정책을 충분히 끌고 가지 않아 대중들의 "근본 행태" 즉 "심리"를 바꾸지 못하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주저앉히지 않았더라면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했을 것이고, 이는 더 큰 실책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은 결코 "미세조정"될 수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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