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Multiverse of Madness

2022. 5. 14. 09:49Economics

 

 

 

최근 개봉한 닥터스트레인지2: 대혼돈의 멀티버스(Multiverse of Madness)를 보면서 최근 대혼돈(Madness)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시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글을 쓰는 지금(5월 14일) Fear and Greed Index는 12(Extreme Fear)를 가리키고 있고, 이는 이번 주 들어 가장 높은 수치가 아니었나 싶다. 불과 하루 전인 5월 13일에 확인한 Fear And Greed Index는 6이었다

 

 

이번 5월의 시장은 말 그대로 "대혼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표현한 "대혼돈"이라는 것은 단순한 하락과는 조금 결이 다른데, 하루 이틀사이에 큰 폭으로 올랐다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분식회계와 같은 기업의 비리가 들통나거나, 갑자기 CEO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거나 하는 일이 아닌 이상 하루 이틀 사이에 기업의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한다는 것은 기업의 펀더멘털 변화라기보다는 그 기업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변화가 생겼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시장은 언제나 미래를 반영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움직인다. 현재 경기가 좋더라도 앞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것 같다라고 판단되면 하락하고, 현재 조금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미래에 압도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이면 상승한다. 그리고 이것이 실적이 없어도 높은 포텐셜을 가진 성장주들이 높은 Valuation을 보여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미래를 크게 "저성장 저물가", "고성장 저물가", "저성장 고물가", "고성장 고물가"의 4가지 "우주(Universe)"로 나눠볼 수 있겠다. 

 

혼돈은 이들 사이의 침입(Incursion)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영화에서도 우주와 우주사이를 오가는 자들, 혹은 그런 시도들로 인해 Incursion이 발생하고 이는 우주에 대혼돈(Madness)을 가져오는데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더라도 여기까지는 예고편에서 다 말해준 내용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는 아닌 것 같다) 현재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혼돈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저성장 고물가"에 베팅한 이들이 생각이 바뀌면 "고성장 고물가"로 이동하고, 이에 따라 시장은 상승한다. "고성장 저물가"로 이동하면 더욱 상승할 것이고, 반대로 베팅하게 되면 시장은 급격하게 하락하게 될 것이다.

 

즉, 가까운 미래의 성장과 물가가 어떠한 모습일지에 따라 시장의 Valuation이 변하게 될 텐데,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극도로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다가올 미래의 여러 형태 사이의 침입(Incursion)이 발생하면서 혼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연준이 FOMC 때마다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를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지속되는 전쟁과 코로나로 인한 공급 적체와, 이에 기인한 공급발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예측은 더욱 어렵다.

 

다행인 점은, 연준이 이런 다양한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연착륙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연준은 여전히 "Humble and Nimble"의 자세로 대응할 것이며 기준금리와 양적 완화라는 무기를 적절히 사용해 인플레이션을 민첩하게 처단할 것임을 5월 FOMC에서 보여주었다.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자금 유입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시장의 하락이 시장 펀더멘탈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인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