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로부터의 추상, 현실로부터의 철학
. 철학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시대의 흐름을 관념으로 포착한 것"이라 대답하곤 한다. 이는 철학이 있고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먼저 있고, 거기서 포착해 낸 관념이 철학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어떤 하나의 철학이나 하나의 이론을 진실의 원천(Single Source of Truth)로 두고 거기서 연역적으로 사고하며 현상이나 세상을 그 틀에 끼워 맞춰보려는 시도를 항상 경계하려고 노력한다. (경계하는 것이 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러한 사고에는 노자의 무위 사상, 그중에서도 "개념화를 경계하는 태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 우리의 뇌는 본래 "개념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A라는 현상과 B라는 현상과 C라는 현상을 겪고 나면, 이 현상들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나름의..
2023.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