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일지 (4월 회고)

2022. 5. 5. 09:05Developer History

 

 

 

22년 1분기를 한번 정리하고 새로운 2분기 목표를 정해 열심히 달렸던 4월 한 달이었다. 세상은 정말로 빠르게 변하고,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이 산발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들과 함께 발생한다. "예측" 보다는 "대응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로 4월 한 달을 채워나갔다.

투자원칙

2020년 여름 정도부터 시작한 경제공부는 나에게 여러모로 많은 것들을 가져다주었다. 가장 큰 변화라면 내가 배우고 공부하는 분야를 기하급수적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이전까지는 프론트엔드 개발 공부와 얄팍한 디자인 공부가 사실상 전부였다면, 투자로 시작한 경제 공부는 경제뿐 아니라, 인문학, 정치학, 지리, 역사, 철학 등 다양한 학문들에 발을 담그도록 만들었다.

 

관심이 가는 여러 기업들을 조사하고, 기업의 철학이나 뛰어든 시장, 당면한 문제를 나름의 방식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보는 것은 굉장히 많은 분야의 공부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고, 특히나 주목할만한 것은 "기업이 잘해도 거시경제의 흐름에 따라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가 나와도 연준이 긴축을 위해 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오면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하고, 어닝 쇼크까지는 아니더라도 별로 잘한 게 없는데 당분간은 완화를 유지한다고 하면 그에 대한 안도감으로 소폭 상승하기도 한다. 즉, "주가는 거시경제의 흐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 거시 경제를 예측하는 일은 사실상(특히 나 같은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거시 경제를 잘 예측해야 투자를 잘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나와 같은 일반인들은 상당히 불리한 포지션을 갖는다. 애초에 거시 경제라는 것은 카오스의 영역이고, 한두 개의 인과관계로 설명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생각보다 강하게 러시아에게 항전하고, 스타링크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인터넷을 공급하면서 중국이 코로나 봉쇄 정책을 상하이에도 일부 적용하고, 미국 연준이 5월에 금리를 0.5% 인상할 것이라는 이 모든 사실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가? 그리고 예측한다고 해서 이를 특정 기업의 가치에 엮어 해당 기업의 가치를 예측할 수 있는가? 

 

경제를 공부하고, 투자의 주체로 참여하면서 "거시 경제를 예측"하는 여러 방송들과 매체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다. "5년 후 IMF의 경고!", "3년 후 이 주식 이렇게 됩니다", "앞으로 10배 이상 상승할 종목들 알려드립니다" 물론 개중에 맞는 예측들도 있겠지만, 적중한 예측을 위해 사용되는 근거가 다음 예측에도 그대로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따라서 거시경제를 예측하고, 이에 따라 섹터를 정하고, 그 섹터에서 제일 잘할 것 같은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은 (원래도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선택하지 말아야겠다는 원칙을 정했다.

 

어쨌거나 나는 지금 "스타트업"에서 "개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경제에 관심을 갖되, 어마 무시한 시간을 쏟을 수는 없다. 그리고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투자 방법에 대해 여러 모로 고민하게 되었고, 내가 할 수 없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칙을 세우게 되었다.

 

우선 나는 "거시 경제"를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거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보고, 적절히 여러 방송들을 통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관심 정도를 갖되, 이를 바탕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그 전략을 구사할 시간에 나는 책을 한 권 더 읽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나는 "기업의 단기적인 성과"를 예측할 수 없다.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IR자료들을 보는 시간은 낼 수 있지만, 매일매일 SeekingAlpha와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서, 혹은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오늘은 어디와 계약을 체결했고, 어떤 뉴스가 있었는데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조사할 여력이 없다. 

 

반대로 나에게는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이번 분기에 얼마의 실적을 내지 못한다고 해서 내가 회사에서 잘리는 일은 없으니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오르면 오르는대로 놔둬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즉 "공포에 떨며 포지션을 강제로 청산"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떨어지면 가슴은 아프지만), 또한 나는 내가 투자하는 기업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 즉 어떤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어떤 기술에 얼마만큼을 투자하는지에 대해서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전체적인 인프라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어떤 기술이 핵심 요소인지 등은 이해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보았을 때, 거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안전자산으로 넘어오는지 위험자산으로 넘어오는지 정도를 "인지"하는 수준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그 가치에 내가 공감하는지), CEO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충분히 "안티프래질"한 사람인지, 다른 기업들에 비해 기술적인 성숙도는 어떠한지 정도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우선은 내가 구사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의 전략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투자"는 미래에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하는 것이며, 불확실한 사항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예측"하기보다는 "불확실성에 잘 대응할 준비가 된"곳에 투자해야겠다는 결론이다.

 

 

그나저나 지금 금리 이슈로 시장은 두려워하고 있다.

 

Frontend Team

정말 "잘"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되려면 갖춰야 할 것이 참 많구나 하는 걸 많이 느끼게 되었다. 4월에는 2분기 플래닝으로 인해 TF에 복잡한 태스크들이 많이 없어서 스터디에 힘을 많이 쏟고, 프론트엔드 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Code Review

코드 리뷰를 "잘" 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준들을 마련했고, 약 5~6주 정도 진행한 레이드가 여러가지 좋은 결론을 내며 마무리가 되었다. 우선 코드 리뷰를 우리가 "왜"하는지에 대한 팀원 모두의 공통된 의견을 도출했고, 우리가 서로의 코드를 접하면서 배우고, 수많은 레포지토리들의 코드 스타일을 비슷하게 맞춰서 특정 팀원의 부재 시에 어렵지 않게 다른 팀원이 서포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했다. 

 

이를 위해 PR Template + 작은 PR의 원칙을 도출해서 작은 PR들을 자주자주 올리고, 리뷰 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Summary, Description, ScreenShot, Reference 등을 포함하는 Template 생성을 자동화해두었다. 해당 프로젝트 오너를 지정해서 PR생성 시에 프로젝트 오너에게 자동으로 멘션이 되도록 하는 설정도 마련해두었다.

 

 

뭐 더 할 게 없을까 찾아보다가, 우리 팀이 매주 얼마만큼의 PR을 올리고 있고, 이 PR에 대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리뷰하고 있는지, 24시간 동안 리뷰가 없는 PR은 무엇인지를 카운트하는 여러 지표들을 주기적으로 남기기 위한 Bot을 만들었다. CloudScheduler + CloudFunction의 조합을 사용해서 봇을 만들었고, 이후에도 팀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편하게 슬랙 봇을 만들어서 배포할 수 있도록 인프라 세팅까지 마련해두었다.

 

 

 

Web Dev Study

Web Dev Study는 정말 정말 유익하다. 잘 몰랐던 것들을 "배우는"것 자체도 좋았지만, 실제로 배운 사실들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웹 서비스의 성능 향상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어서 팀원들 모두에게, 그리고 전사 퍼포먼스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일례로, 저번 주 스터디인 Image Optimization에서 next/image가 브라우저의 accept 헤더를 보고 지원하는 경우 webp로 이미지를 변환해주는 최적화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을 배웠는데 이를 살펴보기 위해 사내 서비스들의 이미지 최적화를 조사하던 도중, CF에서 next/image를 적용한 이미지들이 CloudFront Miss가 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프라팀과 논의해서 이미지 최적화를 사용하면서 CF캐시가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캐싱 정책을 새로 정했고, 이를 전사 프론트엔드 프로젝트들에 일괄 적용하였다.

 

 

이 외에도 Security스터디 후, iframe 사용 시 보안 정책을 잘 이해하고 있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한다던가, Chrome Web DevTool 스터디 후, 여러 퍼포먼스 모니터링 툴을 보다 능숙하게 사용한다던가 하는 일들이 생겨서, 스터디를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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